전서구의 편지를 받고 어두워진 표정의 영주가 기사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보통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여러분에게는 이런 무거운 자리에 끼워주지 않는데, 무슨 일인지 오늘은 여러분도 이 자리에 있습니다. 그래도 왜 우리가 중앙으로 떠나게 되는지는 여러분은 알 수 없습니다. '왕의 부름'. 그 외에는 아무것도 발설할 수도, 발설해서도 안 된다는 표정의 영주는 모든 준비를 일사천리 하게 진행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성으로 오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조그만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어느 날 작은 지진과 함께 밑바닥이 가라앉더니, 동굴 입구가 드러났다. 그 동굴 입구에서 한 사람이 나와 말하길, 자신은 천 년 전에 멸망한 황금 나라의 왕이라고 했다. 과거 영화를 누렸던 그 나라는 지하 깊은 곳에서 광란의 마술사에게 지금까지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마술사를 쓰러뜨린 자에게는 내 나라의 모든 것을 주겠노라.” 그 말만 남기고 먼지가 되어 사라진 사람을 본 지 이제 어언 100년. 그 동굴은 주기적으로 탐험하는 사람을 잡아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모든 것을 주겠다는 말에 홀린 사람들이 도전하기를 몇 번이었다. 그럴 사람들은 그래도 되었으니까. 우리는 절대 아니었다. 이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갇혀버린거지?!
낮에도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 닭장 같은 집들. 어떤 역사에도 자세히 쓰여지지 않을 인생. 그래도 우리는 여기에 살아 있어,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무슨 의미일지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낡아빠진 문 너머로 쾅, 쾅, 쾅 하는, 우악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나야, 좋은 일거리 하나 가지고 왔어.” 목소리의 주인은, KPC입니다. 반쯤 고장나 이제는 여는 데에 힘이 아주 많이 들어가는 문을 몇 번 걷어차 열어젖히면, 그는 당신의 집 안으로 자연스럽게 발을 딛고서는 소파에 몸을 묻습니다. “너 나랑 배달 좀 하자.”
KPC는 당신에게 아주, 아주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를 잃고난 후 당신의 일상은 허물어져내렸습니다. 무엇을 좋아했고, 무엇을 바랐으며,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당신은 그 모든것을 잃은 채 엉망이 된 생을 그저 놓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집안 꼴이 이게 뭐야?” KPC네요. KPC요? 네. 맞습니다. 이 이야기의 끝에서는 무언가를 구제할 수 있습니다. KPC 그 자체이건, PC의 삶이건 말이죠. 하지만 잊지 마세요. 이 이야기는, 당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